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 이튿날인 지난 22일 단식 중 입원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찾아온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와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는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와 향후 행보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 지형이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이 대표 구속시 민주당은 이 대표 사퇴 여부와 새 지도체제 수립 문제로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구속영장 기각시 이 대표는 당내 체포동의안 가결 표를 찍은 의원들을 두고 ‘통합이냐, 숙청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26일 오전 9시45분 변호인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후문으로 출석한다”고 밝혔다. 전날 24일간의 단식을 중단한 이 대표는 출석 관련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직접 걸어서 법원에 출석할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161명을 포함해 90만여명 서명한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이 대표의 대내외 리더십은 강화된다. 대외적으로는 ‘검찰의 무도한 구속영장 청구’라는 민주당 주장이 법원 결정으로 증명된 셈이기에 정부·여당이 역풍을 맞는다. 이 대표는 강경한 대여 투쟁을 이끌 동력을 얻는다. 한 재선 의원은 이날 “영장이 기각되면 제1야당 대표를 정치적으로 탄압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을 추진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여당과 민주당의 대결구도는 한층 선명해지고 정국은 예측 불가의 충돌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 당장 대법원장 인준 표결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영장 기각과 동시에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는 친정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두루 기용했던 탕평 기조를 폐기하고 주요 요직을 측근들로 채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가결파를 두고 ‘통합이냐, 숙청이냐’의 선택지에도 놓인다. 친이재명(친명)계는 ‘해당 행위자 징계’를 주장한다. 한 친명계 의원은 “가결은 해당행위인 만큼 당원권 1년 정지나 출당을 해야 당의 기강이 선다”며 “가결파를 쳐내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가결 표를 찍은 의원들을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익명 표결에서 가결표를 찍은 의원을 가려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명계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표결은 당론이 아니었기에 해당 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설훈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약 부결된다면 민주당은 ‘방탄정당’ ‘거짓말정당’ 등의 꼬리표를 달고 다음 총선은 물론 대선까지 큰 여파를 미칠 수 있었다”며 “각자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표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SNS에 “민주당을 지키는 또 다른 목소리도 존중돼야 한다”며 “분열을 선동하고 조장하는 행위가 해당 행위”라고 했다.
반면 이 대표가 구속되면 거취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옥중공천·옥중출마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이 대표는 SNS에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2일 “(이 대표가) 옥중출마도 하고 옥중결재도 해야 한다”고 말한 동영상에 ‘좋아요’를 누른 바 있다. 친명계 의원들도 이 대표의 옥중공천론에 힘을 실었다. 한 친명계 의원은 “비명계들은 이 대표가 구속되면 (옥중에서) 당무를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감옥에 500일 넘게 있다고 해서 삼성이 안 돌아갔나”라며 “이 대표의 사퇴는 없고 사퇴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옥중에서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중립 성향의 한 의원은 “이 대표도 (총선 공천권 행사를 통해) 자기 사람을 많이 심고 싶겠지만 이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라며 “이 대표는 당의 총선 패배가 차기 대권가도뿐 아니라 본인 재판에도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12월 이후에 이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의 (공천) 권한을 갖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물러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이 대표가 가결파들을 향해 통합 메시지 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가 비명계 의원들을 포용하느냐에 따라 내홍이 수습될 수도, 당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은 “가결파를 징계하라는 요구가 있지만 이 대표가 안 하고 버티면 그것으로 협상력과 통합력이 극대화된다”며 “반대로 이 대표가 열혈 지지자들의 말대로 징계를 집행하면 당이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중진 의원은 “정당은 다양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끌어안고 포용해서 이 문제를 대화로 해결해나가야지, 서로 감정적으로 대립하면 선거에서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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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영장실질심사 D-1…‘숙청이냐, 통합이냐’ 기로 - 경향신문
人参与 | 时间:2023-12-04 08: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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