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엔 ‘그리움의 날’…“남은 시간이 없어요”

 人参与 | 时间:2023-12-04 07: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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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이산가족의 날' 인 것, 알고 계시나요?

추석 연휴를 맞아 고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는 지금, 이산가족들은 가지도, 만나지도 못하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더 깊어지는 날입니다.

평생을 기다렸지만 70년이 넘도록 가족을 만나지 못한 이산가족을 안서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올해 아흔 한 살의 고진섭 할아버지의 고향은 황해도 송화군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부모님의 뜻에 따라 누나와 둘만 고향을 떠났던 그 날 이후, 다신 부모님을 찾아뵐 수 없게 됐습니다.

[고진섭/실향민 : "눈이 펑펑 날리는데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고 그런 생각이 지금도 눈이 올 때마다 그 생각이 나면 눈물이 나요."]

줄곧 부모님 제사를 지내온 고 할아버지, 이북에 동생도 4명이 있지만 생사조차 모릅니다.

[고진섭/실향민 : "진삼이, 진주 동생들 편히 좀 잘 있다 가서 부디 좀 살아서 한 번 만나는 게 원이지 뭐. 딴 게 원이 아니라."]

고 할아버지처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이 그리워 지금까지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전국적으로 13만 3천여 명, 이 가운데 70%는 세상을 떠나고 4만 명 정도만 생존해 있습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80대 이상의 고령자로, 매달 2백여 명의 어르신들이 그리움을 삼킨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절박한 상황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멈춰있습니다.

5년 전 550명이던 제주지역 이산가족 생존자는 현재 414명으로 줄었습니다.

당시 남측 최고령자로 북측 동생을 만나고 온 강정옥 할머니,

[고 강정옥/2018년 당시 100살 : "정화야, 건강하게 잘 살아라."]

함께 찍은 사진을 매만지며 그리움을 달래다 지난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올해부터 이산가족의 삶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송제원/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과장 : "이산가족의 생애를 글과 사진으로 남겨서 교류 이후 북측의 가족에게 전달하거나 전달이 불가능하더라도 사례로 남기고자."]

하지만 시범사업이다 보니 기록 대상은 전국에서 10명뿐, 사업을 확대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보이지 않는 희망 앞에서 이산가족들은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조하연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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